Special Report
아키타입(Archetype) 브랜드가 시장을 선도한다!
아키타입 브랜드들의 재미난 비하인드 스토리
2015-03-31 | 텍스헤럴드 전문기자 mapci34@gmail.com
![]() 아키타입(Archetype)은 ‘원형’이라는 뜻으로 어느 민족이나 인종이 같은 유형의 경험을 반복하는 동안 정신 속에 이어져 남아있는 무의식의 관념을 의미한다. 문학비평에서 원형이 다양한 문학작품에서 동일하게 반복되어 나타나는 서사양식이나 인물 유형 혹은 이미지 등을 지칭한다면, 마케팅 관점에서 원형은 특정 아이템에 대한 인지도가 가장 높은 브랜드를 의미한다. 가령 많은 이들이 “대표적인 스마트폰?”이란 질문을 했을 때 “아이폰”을 말한다면, 아이폰은 스마트폰에 대한 원형이 된다. 이처럼 어떠한 브랜드가 특정 카테고리에 하나의 아키타입 브랜드가 되는 것은 말 그대로 그 분야에 있어서 모두에게 각인 될 만한 최고의 명성을 갖추었다는 것을 의미한다. 다시 말해 그만큼 그 브랜드가 해당 제품에 대한 차별화된 경쟁력과 매력을 갖추었다는 뜻이기도 하다. 과연 이 패션계에서는 어떠한 브랜드들이 다양한 아이템들의 아키타입 브랜드로 존재하고 있을까? 그리고 그들이 아키타입 브랜드가 되기까지 얽힌 스토리들은 무엇일까. (*시그니처 아이템이 브랜드의 이름을 말했을 때 떠오르는 제품에 대한 개념이라면, 아키타입 브랜드는 이와 반대로 제품을 생각했을 때 가장 먼저 떠오르는 브랜드의 개념이다.)
1) 전쟁이 만들어낸 세기의 클래식 아이템 ‘트렌치코트’ 「버버리」는 트렌치코트를 대표하는 159년 전통의 글로벌 브랜드이다. 트렌치코트로 「버버리」가 워낙 유명하다보니 국내에서는 ‘버버리’의 잘못된 발음인 ‘바바리’가 트렌치코트의 대명사화 되어 쓰이고 있기도 하다. 그렇다면 「버버리」는 어떻게 트렌치코트의 아키타입브랜드가 될 수 있었을까. 비가 자주 오는 습한 날씨의 영국에서는 레인코트가 외출 필수품이었다. 하지만 당시 방수를 위해 고무 재질로 만들어진 레인코트는 무겁고 불편하기만 한 옷이었다. 영국에서 포목상을 운영하던 ‘토마스 버버리’는 이러한 소재의 불편함을 개선할 방법을 연구하던 끝에 1879년 방수와 보온기능이 뛰어나면서도 가볍고 튼튼한 혁신적인 원단 ‘개버딘’을 개발하게 된다. 보온성과 통기성이 뛰어나 여름의 열기와 겨울의 추위를 막아주는 개버딘은 곧 전 세계적으로 유명한 직물이 되었고. 1891년 그렇게 브랜드 「버버리」가 탄생했다. 그 후 1895년 남아프리카에서 벌어진 ‘보어 전쟁’에서 영국군은 개버딘에 대한 이야기를 듣고 장교들을 위한 기능성 군용 방수복을 주문하게 되는데 이때 만들어진 것이 트렌치코트의 전신인 타이로켄(tielocken) 코트다. 장교복으로 활용되던 타이로켄 코트는 1차 세계대전이 발발하며 전쟁이 참호전으로 변하자 편의를 위해 견장, D링 등이 추가되며 지금의 트렌치코트로 발전하게 됐다. 전쟁이 끝난 후 집으로 복귀한 장교들에 의해 트렌치코트는 자연스럽게 일상으로 스며들게 되었으며, 일반인들에게도 익숙한 패션아이템이 되었다. 「버버리」 역시 매장에서 일반인들을 대상으로 트렌치코트를 판매했는데 트렌치코트의 역사를 함께해 온 브랜드의 명성과, 「버버리」의 트렌치코트에 대한 셀러브리티들의 애정이 합쳐지며 현재까지도 트렌치코트의 아키타입 브랜드로서의 굳건한 명성을 이어오고 있다.
2) 불황 속 성공 경제학! ‘후리스’ 신화
‘후리스’는 털발이 길고 부드러운 양모나 짐승털의 모우(毛羽)를 세운 코트지 ‘플리스(Fleece)’의 일본식 발음으로 현재는 폭신하고 부드러운 극세사 소재의 풀업재킷을 의미하는 대명사로 사용되고 있다. 다양한 패션 브랜드에서 후리스를 출시하고 있지만, 후리스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아키타입 브랜드는 역시 「유니클로」 일 것이다. 그렇다면 「유니클로」는 어떻게 후리스의 아키타입브랜드가 될 수 있었을까. 그 배경에는 ‘불황 속에서도 잘 팔리는 제품은 잘 팔린다’는 불황 속 성공 경제학이 숨어있다. 1990년 중반 일본은 극심한 경기침체로 소비 심리가 꽁꽁 얼어붙어 있었다. 더군다나 옷값이 비싸기로 유명한 일본에서 소비자자들은 의류부문에 쉽게 지갑을 열지 않았고, 결국 대부분의 의류회사가 문을 닫거나 부도위기에 처하게 된다. 이러한 불황 속 「유니클로」는 ‘옷은 패션이 아닌 생필품이다’라는 브랜드의 철학을 담아 기본에 충실한 제품을 합리적인 가격에 내놓기로 한다. 1998년 후리스 재킷을 ‘1900엔’이라는 파격적인 가격에 출시한 것. 당시 후리스는 가볍고 얇으면서도 보온성이 뛰어나 방한복이나 등산복으로 애용되던 소재였는데, 대부분의 후리스 제품들이 가격도 비싸고 디자인도 단조로워 대중적인 인기를 끌지 못하고 있었다. 하지만 「유니클로」는 기존 후리스 재킷의 반도 안 되는 가격에 수십 가지 색상의 후리스 재킷를 출시해, 이를 대중적인 패션 아이템으로 끌어올리는데 성공했다. 1998~2000년 당시 「유니클로」의 후리스 재킷은 3650만장이 팔려나가는 전대미문의 기록을 세우며 「유니클로」를 일본 내 선두 기업으로 성장시키는 데에도 큰 기여를 했다. 이후 많은 패션 브랜드에서도 유사한 후리스 제품들을 출시하고 있지만 「유니클로」는 지속적인 디자인 강화, 기능 개발 등으로 후리스의 독보적인 아키타입 브랜드 자리를 지켜오고 있다. 더불어 최근에는 대표아이템인 풀집재킷 외에도 룸웨어, 룸슈즈 등 다양한 상품 군으로 후리스의 영역을 확대하며 후리스 카테고리의 경쟁력을 높이고 있다.
이상아 기자 mapci34@gmail.com
지난기사 리스트
.패션산업의 지속가능성장, 소재업체가 견인한다 [24-11-28]
.[2023 베스트브랜드] 스포츠 - 「나이키」 [23-12-31] .[2023 베스트브랜드] 캐릭터&스트리트 캐주얼 - 「MLB」 [23-12-31] .[2023 베스트브랜드] 이지&스타일시 캐주얼 - 「폴햄」 [23-12-31] .[2023 베스트브랜드] 남성셔츠 - 「닥스셔츠」 [23-12-31]
MOST READ NEWS
|